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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집의하루
 
작성일 : 19-05-18 18:38
첫 단주생일을 보내며
 글쓴이 : 들레
조회 : 435  

5월 16일. 향나무집 입소일이자 나의 단주생일이었다.
단주 1주년. 앞으로 평생을 술을 마시지 않고 살아가야 하는 인생에서
고작 1년 단주했다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지나가려 했다. 그래도, 어떤 대단한 분의 뜻인지,
1년 전에 오늘 향나무집에 오게 되었고 위대한 힘의 보살핌 아래 생활을 하며
너무도 감사한 선생님들의 축하를 받으며 하루를 보낼 수 있음에 진정 감사했다.

이날  AA모임에 가서 경험담을 했다.
다른 사람들이 6개월이니 1년이니 경험담을 할 땐, 얼마나 오래됬다고 자랑을 하나
교만이지 않을까 라는 시각으로 봤었다.
그래서 나도 조용히 넘어가려고 했는데, 문득 그저 그 순간이 너무 감사해서.
어떤 힘에 이끌리듯 경험담을 하게 되었다.

회복의 과정에 이르기 전까지 아무리 술을 끊어야지 라며 참고 여러 방법을 찾아보아도
며칠 못가 다시 술잔을 잡으며 망가진 생활을 반복하며 살던 나였다.
그런데 향집에 들어와서, 단지 술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처리해 온
나의 생활방식의 문제점을 하나둘 깨닫고, 미성숙한 어린아이가 아닌 성숙한 한 인간으로살고 싶어서
끊임없이 경험학습을 하면서도,
그래도 한 번 태어난 내 인생, 인간답게 살고 싶어서 발악도 해보고 참기도 하며
사람 사는 방법을 배우다보니, 어느새 1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너무도 감사하다. 내 인생을 술이 중심이 아닌 삶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아침 저녁 술 생각으로 괴롭던 내가 그 강박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는 것.
그리도 나는 잘난 줄만 알고 살아왔는데, 알고보니 결점투성이더라.
어쩌면 인정하기 어렵고 힘든 점도 많지만 그걸 알고, 좋은 쪽으로 성장하며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 그 자체로 감사하다.

여전히 나는 오늘도 반성한다.
5월달에 들어 마음 편하게 지내게 되면서 식사량도 늘어가고 있다 느끼곤 있었지만
요 며칠 새 배가 고파서 많이 먹는 게 아니라 어느새 양이 늘다보니 점점더 늘어가고
이것 마저 조절이 잘 안되고 있다. 나 너무 많이 먹고 있는데? 
금요일에 문득 저녁 간식을 먹고 배가 너무 불러 힘들어하며 느꼈다.
마침 동료 김oo선생님께서도 무슨 문제가 아닌지 조절의 필요성을 말씀해주셨다.
오늘 하루, 의식적으로 식사량을 조절하면서 그동안 내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식탐을 부리고 있었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느낀 것을 다른 선생님과 나누면서 내 식습관을 돌아보고
깨어있지 않으면 단순한 식사 행위도 문제점으로 이어지는 건 시간문제일 수 있음을 깨달았다.

나에겐 어떤 형태로든 중독의 습성이 있다는 것.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뇌에 정교히 프로그래밍되어 있기 때문에
나는 중독적인 삶을 살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어떤 형태로든, 나의 행동이나 감정, 생각을 점검해야 함을
오늘도 느낀다. 단련이 되서 그런지 나를 직면하는 것이 오늘은  힘들진 않다.
이렇게 배우고 고쳐나가려고 하는 내 자신이 오히려 기특하다. 끝. 


봄향기 19-07-23 16:33
 
하루 하루 자신의 중독적 습성과 싸우며 오늘도 수고하고 있을 들레님의 노력에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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