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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집의하루
 
작성일 : 19-04-06 18:04
직면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동료선생님과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
 글쓴이 : 들레
조회 : 38  

오전에 직면프로그램 시간에 동료들의 관심어린 조언으로 내가 개선해나가야 할 점에 대해 다시금 상기할 수 있었다.

처음에 모두 침묵을 유지하다가 A 선생님께서 직면을 하는 것보다 직면을 받아서 스스로 못 보는 것을 고쳐나가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그것에 대해 오히려 선생님이 왜 직면을 못하는 지 생각해 보시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참감정 시간은 본인의 감정에 집중을 하고 표현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참여해야 하지만, 직면 시간은 본인 보다는 주변 동료에게 중점을 두어 어떻게 동료의 회복에 도움이 될까에 집중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나서 다시 직면 시간으로 돌아와서 B 선생님께서 나에게 첫 직면을 하셨다. 내가 평소엔 상냥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다가 저번에 마라톤 얘기가 나왔을 때 화가 나면서 뒤돌아 눕는 등 예의 없이 행동한 것, 그리고 B 선생님께 수업 중에 말씀하시고 쓰라고 했을 때 당황할 정도로 차갑게 말했던 점을 언급하시며 내가 나의 감정에 압도되어서 주변 선생님들을 배려하지 않고 미성숙하게 행동하는 것을 고치지 않으면 나중에 나가서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직면해주셨다. 그리고 다른 선생님도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말도 안하고 혼자 생각하고 있는 모습이 차갑게 느껴질 때가 있음을 말씀하셨다. 안 그래도 나 스스로도 내 안의 미성숙한 아이가 있음을 이제야 인정하게 되었다. 그전엔 내가 이런 모습이 있는 줄도 몰랐다. 아직은 내가 순간적인 감정이 들었을 때 미리 생각하고 차분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순간들도 많다. 그렇지만 그런 행동이 나왔을 때 최대한 빨리 행동을 돌아보고 피해를 입힌 것이 있다면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리고 나의 미성숙한 행동으로 선생님들께서 피해를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A 선생님께서는 지난 번 외박 나갔을 때 미리 준비하지 않고 덜렁거리는 행동을 직면해주셨다. 중요한 약도 챙기지 않고 덜렁거리는 모습을 얘기해 주시니, ‘그래 내가 다른 일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하면서 정작 내 몸과 나의 소지품에 대해서는 꼼꼼하지 않았다. 물건을 잃어버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고 항상 가방은 잡동사니로 정돈되지 않은 채 내가 뭘 들고 다니는지, 어떤 쓰레기를 들고 다니는지 몰랐다.’ 는 것을 깨달았다. 안 그래도 돈과 관련해서 사건도 있었고 깨어있지 않은 것 때문에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다니며 외출 전에 가지고 나가는 소지품, 외출 다녀와서 가지고 있는 소지품을 확인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외박을 다닐 때는 전날 미리 가방을 싸 놓는 등 더 깨어있어야 함을 확인했다.

직면을 받는 건 유쾌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감사했다. ‘아 조심해야지’하고 잊어버리고 넘긴 부분들이 많았다. 다시 한번 짚어 주셨기에 나도 더 이상 가볍지 않게, 조금더 무겁게 그 동안의 나의 행동들을 되짚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조금 더 철저히 내 행동가짐과마음가짐에 깨어있어야 겠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나에 대해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직면하실 수 있었다는 생각에 감사하다. 그리고 나도 회복일기를 쓰며 저녁 모임 전에 두 선생님께 정확히 내 행동이 어떻게 나왔는지, 어떤 점이 미성숙했는지 다시 물어봤다. 어떻게 미성숙하고 차갑게 행동이 나왔는지 알아야 교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선생님들께서 여러 차례 되짚어 주셨을 때 ‘선생님 더 들으면 저 상처받을 것 같아요, 이제 그만 해주시면 안 될까요?’ 라고도 말을 했다. 더 듣고 있다간 정말 상처받을 것 같았다.ㅎ 그리고 그것은 선생님들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나도 그렇게 표현할 수 있었다.

쉬운 선택을 하며 살아왔기에, 물질에 중독된 삶을 살아왔고, 더 이상 그런 삶을 살지 않기 위해, 그 누구보다 철저히 정직하고 겸손해야 하고, 쉬운 결정을 하는 것을 피해야 하고, 이기적인 판단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겨자씨만큼이라도 회복을 위해 나아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 솔직히 이렇게 생각하면 어렵다. 오늘은 좀 어려운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도 술 먹기 전의 삶보다 낫다. 아무 고민 없이 쉽게 살아오던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생각을 안 해서 머리는 가벼웠을지 몰라도 마음 속 두려움과 불안으로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 지금은 이런 저런 생각에 머리 속은 복잡해도 마음만은 편하다. 결국, 나 잘 살겠다고 하는 일들이니까! 돌아가든, 모로가든, 어쨌든 좋은 길로 인도해주시는 길을 걷고 있는 거니깐 잘 될 꺼라는 희망에 마음은 벅차다. 나 건강한 사람 되고 있어!라고ㅋㅋ

 스텝선생님께서 직면시간에도 저녁모임 끝나고도 나에게 고생했다고 잘 받아줬기에 가능한 거라고 말씀하실 때 그 땐 ‘내가 뭘했다고…’ 라며 부끄럽게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깐 ‘그래! 내가 이해하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어!’ 라고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

아까 회복메세지 프로그램 선생님이 어떻게 지내냐고 물으셨을 때 이제까지 걱정이나 부담, 책임감이 많았는데 요샌 그런 게 많이 없어요 라고 말하게 되었다. 요즘 마음이 꽤나 편하다. 평일엔 프로그램 참여하면서 선생님들과 하루하루를 보내고 주말엔 AA다니면서 개인 시간도 가질 수 있는 지금 생활, 마음이 참 편하다. 감사하다. 오늘도 깻잎 한 장만큼의 회복탑을 쌓았다. 


봄향기 19-04-09 13:29
 
들레님의 글을 읽으니 떠오르는 말이 있네요. "아프지 않고 날 수 있는 새는 없다" 알에서 깨어난 새가 날기까지 수 많은 날개짓과 실패를 경험한 뒤에 날 수 있다는 것. 들레님!!! 더 힘 있게 날기 위한 훈련의 과정을 겪고 계신 거라 생각합니다. 오늘 하루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계실 들레님께 격려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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