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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집의하루
 
작성일 : 19-04-01 15:44
주말에 AA모임을 다녀오고 나서
 글쓴이 : 들레
조회 : 55  

벌써 3월의 마지막 날이라니… 요즘은 왜 이리도 하루 한 달이 빨리 가는지, 주말도 바쁘지만 의미 있게 보냈다. 어젠 주말 메인이라 아침부터 저녁 간식까지 식구들을 위한 요리를 했고 생리까지 시작해 진통제를 먹고 쉬었더니 하루가 갔다. 오늘도 아침에 눈을 떴는데 몸에 기운은 빠지고 배도 아프고, 아침부터 서두르기엔 힘들 것 같으니까 꾀가 생각났다. 오전엔 향집에서 쉬고 오후에 있는 모임에만 합류해서 다녀오겠다고 할까? 정말 예전 모습 그대로다. 어떻게 하면 편하게 살려는 궁리만 하다니.. 안되겠다 싶어 팔짝 일어나 빨래를 돌리고 1층으로 가서 환경부 분리수거, 쓰레기 정리를 싹 하고 라면을 든든하게 끓여 먹었다. 대청소를 마치고 AA갈 외출 준비를 하니 마음이 설레었다. 힘이 났다.

날은 비로 흐렸지만 기쁜 마음으로 선임 선생님과 첫 번째 모임에 이어 두 번째 AA모임까지 시간 계획대로 착착 움직였다. 이동하며 선임 선생님과 평소에 나누지 못한 이야기도 하고, 따로 앉으면 혼자만의 시간도 가졌다. AA에서 낯익은 선생님, 존경하는 올드 선생님들과의 반가운 만남을 갖고, 그저 미소 지으며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그 곳에서 서로의 경험담을 듣고 나의 모습을 돌아보며 많은 힘을 얻었다.

특히, 두 번째 AA모임이 너무 좋다. 일요일에 외출을 나가는 것도 이 모임 때문이다. 올드 멤버 선생님들이 많이 계신 점, 환우분들이 병동에서 내려와 함께 한다는 점에서 이다.

환우분들을 보며 나의 병원 생활을 잊지 않고 그 때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단주 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의 생활에, 위대하신 힘에 경이로움과 무한한 감사함을 느끼고 기도하게 된다. OLD 선생님들을 보며 그 분들의 평온함을 전달 받고 인자한 모습을 보며 나도 가능하다는 희망과 평온함을 얻는다.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는 폐쇄병동이라 창에는 철창이 모자이크처럼 되어 있지만, 그 사이로 환한 햇살이 비추는 것을 오늘 보았다.

특별히 오늘은 선물 같은 하루였다.

술 마시면 자살 충동과 환시, 환촉, 우울로 고통받는 환우분이 퇴원한지 한 달동안 술을 끊지 못하고 ‘어떻게 한잔도 안 마실 수 있나요? 가능한가요?’라며 단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AA모임에 처음 참석하시며 질문을 하셨다. 그 분이 어리둥절한 채로 열망칩을 받고 다른 멤버 선생님들과 애프터를 하시러 가는 모습을 보고, ‘고통받던 과거에서 벗어나 AA에서의 단주를 시작할 수 있으시겠구나.’ 라는 기적의 순간을 보았다.

그리고 또 하나, 5년 전 함께 병원 생활을 하며 도움말을 주고 받으며 언니 동생으로 지내며 퇴원 후에도 연락을 하다가 어느 순간 연락이 끊겨 단주하는지 입원했는지 소식을 모르던 언니를 AA모임에서 만났다. 5년만의 만남, 병원이 아닌 AA에서 만났다는 것, 각자 자기자리에서 열심히 단주를 하며 살아왔다는 것… 서로를 알아보고 껴안고 이야기를 하는데 기쁨의 눈물이 났다.

많은 힘을 얻고 온 하루였다. 향집을 통해 AA모임을 정기적으로 다니게 되었고 이제는 내 필요성에 의해 시간을 내서 AA모임을 다니면서 더 많은 깨우침과 신의 인도를 느끼며 살아간다. 주중에는 공동체 생활에 집중하고 주말에 하루는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며 AA모임을 다니는 것. 이렇게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나로 하여금 단주하는 이유를 잊지 않게 하고 그 힘을 키워나가게 해주는 것 같다. 오늘도 평온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봄향기 19-04-09 12:59
 
5년 전 함께 병원생활을 했던 분을 AA에서 만나시고 얼마나 반가웠을까요. 단주를 위해 각자 열심히 지내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많은 힘을 얻으셨을 것 같아요. 들레님에게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단주의 힘을 키워나가게 하신다니 오늘도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고 계시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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