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여성거주시설-향나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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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집의하루
 
작성일 : 19-03-09 14:16
AA공개모임에서 경험담을 하고 난 뒤
 글쓴이 : 들레
조회 : 48  

오늘은 111번째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서 백석AA에서 공개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카프병원에서 주최하고 백석AA가 여성모임인 점 등등 그날 스피커스에 향집을 대표해서 경험담을 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을 때, 많이 고민을 했다. 과연 내가 (아직 단주 1년도 안된 초심자에 여전히 흔들리고 굳건하지 못한 내가) 경험담을 할 자격이 있을까? 라는 생각과 그보다는 앞에 나가 경험담을 하고 나서 재발하면 어떡하지? 라는 두려움이 더 컸다. 오랜 고민을 하고 동료들에게 털어놓았을 때, 선생님들은 용기를 내라고 격려를 해 주셨다. 이런 것들이 다 회복의 과정이라고… 주변 선생님들의 격려 덕분에 용기를 냈다. ‘그래, 단주에 끝이 없는 건데 성공한 사람의 경험담이라는 게 어디 있나, 재발할 게 두렵다는 아무것도 안하고 살 순 없지 않나’

그렇게 경험담을 준비하고 향집 선생님들과 함께 백석AA공개모임에 갔다. 그런데 이럴 수가? 정말 많은 분들이 공개모임에 오신 것이다. 다른 AA모임에서 종종 뵙던 멤버 선생님들, 내가 단주를 시작하면서 다녔던 AA의 오랜 존경하는 올드 멤버 선생님들도 많이 오셨다. 인자한 웃음으로 인사를 하시는데 멤버선생님들과 다시 이렇게 얼굴을 뵐 수 있다는 것 자체로 힘과 용기를 얻었다.

순서가 되어 준비한 경험담을 15분 가량 나누었다. 처음에는 그저 떨리기만 했는데 말을 하다 보니 처음 술을 마시던 때, 한창 중독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던 시간들, 그리고 향집에서 단주를 시작하고 잘못된 방식으로 살아온 나의 모습을 직면하는 어려운 과정들을 나누었다. 그리고 요새 맨날 못났다, 인간쓰레기다, 아직도 부족하다고 매일 나한테 채찍질만 했는데 오늘은 내가 쓴 원고를 읽으면서 속으로 ‘그래도 장하다,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고 있잖아 잘하고 있어’라고 마음 한 쪽에서 내가 나를 흐뭇하게 응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험담을 마무리하며 앞에 앉아 계신 수많은 여러 관계자 선생님, 멤버 선생님들의 표정을 봤는데, 흐뭇한 미소로 ‘너도 잘 따라와라 잘 하고 있어’ 라는 메시지를 전해주시는 것 같아 진심으로 감사했다.

모임이 끝나고 나서도 다음 AA에서 이야기 나누자는 선생님, 잘 들었다는 선생님, 천천히 해나가라는 선생님들의 말씀을 들으며 오늘의 이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 신께 감사했고, 맑은 정신으로 이분들과 나눌 수 있는 순간 자체가 행복이었다.

향집에 돌아온 뒤 맛있는 외식도 하고 저녁모임을 했다. 그런데 마치 오늘 일정의 보상인 것처럼 우리 향집선생님들과 함께 만든 여행에세이집이 출판되어 한 권씩 나눠주셨다.

정말 기쁜 하루다. 에세이집을 보면서 우리가 함께 다녔던 여행생각도 나고 다시금 회복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회복의 과정이 어렵기도 하지만 오늘 같은 행복의 순간들이 그 어려움을 딛고 나아갈 수 있도록 나를 살게 하는 구나 그런 힘을 몸소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


봄향기 19-03-18 12:48
 
-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된 자리에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은 진정으로 용기가 필요한 일일 것입니다.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냈고, 자신의 회복을 더 단단하게 다진 계기가 된 것으로 보여 들레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단주에 끝이 없는 건데 성공한 사람의 경험담이라는게 어디 있나, 재발이 두려워 아무것도 안하고 살 수는 없지 않나'는 들레님의 말이 당시 들레님의 마음과 각오를 짐작하게 합니다. 무엇보다 경험 후에 자신에 대한 채찍질을 잠깐 멈추고 스스로를 응원하셨다니 너무 반갑습니다. 앞으로도 스스로를 열심히 격려하고 응원하며 회복의 길을 걸어나가시기를 바라며, 격려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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