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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집의하루
 
작성일 : 19-02-02 18:58
*주체적이고 당당한 나의 모습을 그리며*
 글쓴이 : 들레
조회 : 269  

향나무집의 생활은 하루하루가 역동이다. 환경 자체가 역동적일 때도 있고, 때론 나의 생활과 태도 안에서 엄청난 파도가 휘몰아치기도 한다. 지난 주는 두 번째 의미로 아주 역동적이었다. 내가 지속적으로 규칙을 위반하면서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 간식과 관련된 행동, 2층 반입 금지인데도 간식을 들고 가서 방에서 몰래 먹는 행동이 반복되어 경험학습도 여러 번 했었다. 이것이 내 회복생활을 방해하는 큰 요인 중 하나였고, 지난 주 비슷한 행동을 반복했다. 며칠 동안 불편한 마음을 가지면서도 행동이 옳지 않다는 것을 내색하지 않았다. 주변에 도움요청하지 않았다. 혼자서 고민만 하고 있었다. 결국 상담을 통해 직면할 수 있었고, 더 이상 부끄럽다는 생각에 숨지 않고 선생님들에게 여전히 해결해나가야 할 나의 문제를 털어놓고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지금,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는 향집의 하루에 이런 얘기를 굳이 쓰는 이유도 내 행동이 부끄럽지 않아서가 아니다. 지속적으로 나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객관적으로 나를 보고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한 연습을 하는 중이다. 그렇게 공동체 선생님들과 끊임없이 나누고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왜 난 잘못된 걸 알아가고 불편해 하면서도 스스로 고쳐나갈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과거의 나의 모습을 돌아보니 나는 누가 나의 문제점을 지적을 해줘야 알았다. 항상 감시나 통제를 받는 것에 익숙하고 나 스스로 문제를 고치는 습관이 안 되어있구나 라고 인정하게 되었다. 그렇게 인정을 하고 나니 앞으로 향집 생활을 하면서 내가 얻어가야 할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다.

과거의 나는 규칙이나 따라야 할 명령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지켜야한다는 마음에 겉으로는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환경을 불신하며 반항을 하며 지냈다. 그런 나의 생활 태도가 오랜 시간 습관이 되어 나에게 자유가 주어졌을 때 바로서지 못하고 술을 남용하고 나를 망가뜨리는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랬기에 나는 외부의 컨트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향나무집 생활을 하게 되었다. 스스로 관리하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물리적인 제제를 받기로 결심한 것이다. 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립하는 것이다. 자립이라는 것은 스스로 서는 것, 어떤 외적인 환경에도 흔들림 없이 내가 세운 규칙-소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것이 내가 그리는 나의 모습이다. 여전히 나는 약하다. 그래서 지금 향나무집에 있음에 감사하다. 이 공동체를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의 본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두렵지 않다. 이곳은 나의 어떤 결점도 수용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며, 그런 생활을 통해 내가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그렇기에 신뢰하는 공간에서 나를 솔직히 드러내며, 규칙을 지키려는 연습을 꾸준히 할 것이다. 그렇게 지내다 보면 향집을 떠나고 나를 컨트롤 하는 어떤 외부 환경이 없어도 내 소신에 맞는 자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주체적이고 당당한 나의 모습을 그려본다. 화이팅!


향나무집 19-02-12 23:54
 
자신이 회피하고 싶은 모습을 직면하는 것은 두렵기도 하고 때로는 부끄럽기도 하죠. 들레님도 그러할텐데 회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무조건 응원해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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