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6일까지 향집 가족들은 경주에서 개최된 AA국제컨벤션에 다녀왔습니다.
올해로 16번째를 맞이한 AA 국제컨벤션은 알콜중독에서 회복하신 분들과, 회복을 꿈꾸는 분들로 가득찬..
마치 성대한 잔칫집 같았습니다.

'AA안에서의 새로운 삶'이라는 주제 하에 오랜 중독의 아픔을 딛고 회복에 성공하신 여러 선생님들께서는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담을 나눠주셨습니다.
나보다 먼저 중독생활의 아픔을 경험하고 지금은 당당히 회복의 주인공이 되신 선배님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것이었고, 우리 향집 가족뿐만 아니라 그 날, 그 자리에 함께 했던 많은 분들에게
크나큰 선물이 되었습니다.

특히, 다른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여성모임이 따로 마련되었는데
많은 여성분들의 경험담을 통해 같은 여자로써 많은 것을 생각하고, 공감하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경험담을 나누는 시간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진지한 벗이 되어 주었고,
만찬 후 여흥을 즐기는 시간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웃음의 엔돌핀이 되어 주었습니다.

오래전, 중독의 아픔 안에서는 늘 혼자라는 생각에 많은 두려움과 외로움이 있었지만,
회복의 길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는 혼자가 아닌 '우리 함께'라는 생각에 무언지 모를 든든함을 느꼈습니다.
컨벤션에서의 시간들은 '우리 함께'라는 것이 결코 헛된 생각이 아니라 정말 그렇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었구요.

단주 카운트다운 시간에 당당히 일어서시는 회복자 선생님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1년 단주자라고 해서 덜 위대하고...30년 단주자라고 해서 더 위대하고가 아닌
단주의 성공 앞에서는 우리 모두가 감동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몇년 뒤, 컨벤션에서는 단주 카운트다운을 하는 그 자리에서.....우리 향집 가족들의 당당한 모습을
많이 많이 볼 수 있겠지요....

회복을 해야 하는 이유와, 회복을 향해 가는 길이 어렵지만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함께 나눈 2011 컨벤션은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한채 막이 내렸습니다.

서울로 올라오기 전,
카프 재활본부 가족들은 다 함께 컨벤션의 아쉬움을 마음에 담고, 잠시 경주 문화유적지를 둘러 보았습니다.
유구한 역사가 담긴 경주 유적지의 장엄함은 늦가을의 아름다움과 함쳐져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행복했던 2박 3일.....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서 살며시 되뇌어 봅니다.
'중독은....함께하면 함께 불행해 지는 것이지만, 회복은....함께하면 함께 행복해 지는 것이라고....'
동료들과 함께 행복해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