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집에는 없는 감나무가 향나무집에는 아주 튼실한 놈으로 한그루가 있답니다. 한 해 걸러서 감이 달리는데 올해는 그 수가 엄청 나게 많았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감따기 도구를 가지고 심심할 때나 심란할 때 한번씩 나가서 감을 따면 마음의 근심도 날라가고, 재미도 너무 좋은 알찬 소일거리였답니다. 이제는 더 오래 나무에 매달려 둘 수가 없어서, 주말동안 큰 사과상자로 두상자를 수확하고 저멀리 하늘가까이 있는 감들을 어찌 딸까 고민을 하였는데 마침 재단에서 지원을 나와주셨네요. 꼼꼼하신 이창우 과장님 오늘저녁 몸살날 것 같다고 하시면서도 한 개의 감도 남겨놓지 않으시고 모두 싹 다 따 주셨습니다. 오늘저녁 식탁은 밥이 아니라 감으로 성찬이 되었네요. 실하고 예쁜 감들은 그동안 감사했던 분들과 어른들에게 인사를 하고, 금방 먹어야 하는 땅에 떨어진 상처난 감 위주로 감을 먹었는데도 그 맛이 아주 꿀 맛입니다. 다 먹고 나서도 아직도 한참 남은 감을 구경시켜 드리고 싶네요. 혹시 감이 드시고 싶으신 가요? 감나무집으로 가지마시고 향나무집으로 놀러오세요. 세상에서 제일 맛난 감으로 대접해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