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카프소식지 신년호에 실린 원고를 4개의 단락으로 나누어 옮겼습니다.

                         향나무집 : 희망을 말하다

   
                                                                                                                     카프여성거주시설장 이은숙

 세상은 말한다. 사람도 아니라고...저 주정뱅이, 저 노름꾼이 변하지 않는다고...
술에 취해 가산을 탕진하고 노름을 위해 딸까지 팔아먹는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세상은 깊고 깊은 중독을 보아왔다.
삶의 실패자요 가족파경의 원흉인 중독자들을 우리 주위에서 쉽게 듣고, 볼 수 있었다.
본 것을 믿는 것이 당연지사다.
내가 본 것이 진리처럼 느껴질 때 그것에 반하는 생각을 갖는 것은 중독을 끊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세상은 중독은 고칠 수 없는 것이라고, 그렇게 망하고 죽을 수밖에 없다고 고개저으며 내쳤다.
이렇게 중독에 대해 비관적이고 절망으로 가득 찬 세상을 향해 중독이 병이라며,
회복할 수 있고 변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여성의 문화에는 허용되지 않은 영역을 침범한 여성들이 자신의 중독을 드러내며 회복을 말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중독에 대한 절망이 만연한 세상에 희망을 말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성알코올중독의 실태와 특성

 여성 알코올의존자의 비율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아지는 추세로(2008, 보건복지가족부) 심각한 알코올 의존으로 병원을 찾거나 입원하는 여성들의 수도 꾸준히 증가되고 있다(국민일보, 2008년 11월 17일자).
한국여성의 음주율이 2005년 23.5%에서 2008년 44.9%로 늘었으며(2008국민통계,질병관리본부), 또한 여성 제음주자들은 남성 문제음주자들과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다.
남성보다 낮은 알코올분해효소, 높은 지방률, 여성호르몬의 알코올분해방해 등의 여성의 신체적인 특성은
남성에 비해 짧은 기간 내에 중독의 상태가 되게 한다.
이와 더불어 여성문제음주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도 강하며, 이로 인해 여성으로 하여금 수치심과 죄책감을 가지도록 하여 혼자서 술을 마시도록 한다(임선영, 2002).
남성의 음주는 직업이나 경력에 영향을 미치지만 여성의 음주는 가정의 붕괴를 일으키므로 남성보다 더 많이 이혼 또는 별거를 하게 된다.

여성 문제음주자들의 음주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일반여성에 비해 어린 시절 성적학대, 폭력 등 정서적 어려움이나 외상적 생활경험(김혜련,1998; 임선영,2002)과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 가족 내 위기, 보상 없는 결혼생활, 가족 내 스트레스, 경제적 스트레스, 우울증 등 주부들의 경우에는 가족관계 등의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지적하고 있다(시사저널, 2001년 5월 24일자).

남성 문제음주자와 여성문제음주자의 음주요인과 성별 특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관련기관에서는 성별차이를 고려한 재활프로그램을 시행하지 않으며, 프로그램 참여자 또한 남성이 대다수이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이 요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