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향나무집의 전OO이라고 합니다. 저는 1966년 경북 안동 시골에서 태어났습니다. 2남 4녀중의 큰 딸로 태어났는데 초등학교 시절 우리 집은 아버지께서 보증으 잘 못 서서 재산을 잃고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이러한 집안 사정에 따라 저는 학교를 중도에 포기하고 집안 일을 거들어야 했으며 결국 20살에 옆집 언니를 따라 서울로 올라와 돈을 벌게 되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5년 정도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고, 아들 2명을 두었습니다. 남편은 사업을 하는 사람이었는데 사업 12년 차 때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었고, 외도와 폭행을 견디다 못해 지금으로부터 약 6년 전 집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전업주부였던 저는 집을 나온 이후 혼자 살ㅇ가야 한다는 생각에 두렵고 지치고, 밤에는 잠도 오지 않는 등 힘든 생활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낮에는 식당에서 일하고 일이 끝나는 밤이 되면 호프집을 드나들며 술을 자주 마시게 되었습니다. 호프집에서 친하게 지내던 여자 소개로 남자 한명을 알게 되었고, 술을 같이 마시게 되며 친분이 싹텄습니다. 그 남자는 노가다 건축일을 하는 사람이었는데 알고보니 술을 꽤 많이 마시는 남자였고, 친구들을 집에 불러 함께 술을 마시는 날도 많았습니다. 5년의 시간동안 이 남자와 살며 저도 모르게 매일 매일 많은 술을 마시게 되었고, 서로 욕하고 때리며 싸우는 날도 많았으며 심지어 이 남자와 싸우다 동네 주민의 신고로 경찰서도 수없이 드나들게 되었습니다. 동거인 남자와의 큰 싸움으로 인해 법원에 까지 가게 되었는데 그때 판사님께서 우리 둘의 상태를 보시고는 알코올문제가 있으니 치료기관에 가서 받으라고 명령을 하셨습니다. 이러한 과정에 따라 저는 카프병원으로 오게 되었고, 지난 3월에 향나무집에 입소하여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향나무집에 왔을 때는 '내가 왜 이런곳에 와 있어야 하나?'라는 생각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게 되어쏘 혼자가 된 것처럼 너무 외롭고 쓸쓸했습니다. 공동체에 있으면서도 온통 머릿속은 밖에 가 있었고, 이곳에 적응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한번은 대청소때 대문 밖을 청소하며 너무나 힘이 들고 짜증이 나서 빗자루를 집어 던지며 화풀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술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알코올중독일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알코올중독이라는 사실이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공동체 생활을 하며 규칙에 적응하고, 선임/후임으로 이어지는 구조의 생활을 익히는 과정에 처음 한두달은 무척 힘들었습니다. 나가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변화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분노와 상처 투성이였던 내 모습이 공동체 생활을 통해 이제는 책임감과 배려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원래 법원 판사님의 치료명령은 8월 24일 까지였으나 나의 중독문제에 눈이 떠지고, 치료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에 4개월을 연장하였고 이제 곧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술에 찌들어진 나의 삶을 생각해 보면 내 자신에게 정말 미안해지고, 나로 인해 상처받았던 어머니와 동생들에게 많은 부끄러움이 느껴집니다. 장녀로서 딸 노릇을 제대로 못했는데도 늘 걱정해주는 어머니와 중독자인 언니를 뒷바라지해주느라 고생한 나의 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문제투성이였던 나를 공동체 생활을 통해 사람의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해 주었던 향나무집 공동체 스텝 선생님들과 회원 동료 선생님들께도 고마움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분들이 함께 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저는 지금도 여전히 술과 친구가 되어 책임감 없는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2월 24일 졸업을 하게 되면 저는 더 큰 세상으로 나가게 됩니다. 이제는 중독자 전OO이 아니라 회복을 위해 힘차게 달려가는 전OO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의 회복에 도움이 되어 주고 계신 모든 분들께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며 마음 가득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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