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공동체에서 일 년 동안의 치료를 하고 수료하게 된 것은 저에게 가슴 벅찬 일입니다.

치료공동체를 알게 되어 중독된 나를 신께 맡기는 심정으로 첫발을 딛었을 때의 각오와는 달리 힘든 과정을 중단하고 싶어서 석 달을 넘기지 못하고 재발도 하였습니다. 중독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아니었는데 공동체의 규칙이 저에게는 성장의 디딤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교만함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죽음과 직결되는 저의 음주를 멈추게 하는 것은 공동체에서의 생활뿐 이었습니다.

3년간의 병원치료에서도 알 수 없었던 제 성격적 결함을 공동체 생활에서 깨닫기 시작 하였습니다. 깨달음이 있을 때에는 몸부림치는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깨달음이 깊어질수록 아픔도 깊어졌고 깊은 고통을 견디는 힘이 생기기 시작 하였습니다. 저의 성장은 저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동료들의 아픔 을 통해 저의 아픔을 발견할 수 있었고 동료들의 성장을 통해 역동적인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공동체 생활이었습니다. 중독의 뿌리를 깨달을 수 있었던 동료의 직면이 아니었더라면 저는 표면적인 중독만을 인정한 채 죽음으로 몰고 갈 음주를 계속 하였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규칙적인 생활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신감은 나 혼자만의 교만함이었고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태도로 보여 지기 쉬운 것이라는 것을 동료의 직면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남에게 베풀거나 가르치려고 하는 것을 멈추고 서로 다르다는 점을 존중하게 되었습니다. 공동동체 치료도구 중 참감정시간을 통해 내 감정을 관찰하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고 남의 감정도 받아들이고 이해 해주는 감정적 교류를 하게 되었습니다. 나 혼자만이 참고 억눌렀던 감정이 아니라 감정은 섬세한 기류를 타고 상대성의 원리로 작동한다는 것을 깨우쳤고 받아들이기 힘든 나의 모습을 상대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런 깨우침은 24시간 함께 생활하는 공체에서만이 알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공동체의 책임 있는 사랑이 저를 변화시킨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저의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으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힘들게 한다면 저의 성향을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결심하고 공동체의 생활철학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스스로 내 감정을 관찰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게 되었습니다. 관찰할 때는 인내가 필요 했고 뼈아픈 고통도 감수해야 했습니다. 거저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시간과 노력, 고통 뒤에는 제 자신에 대한 여유로운 자세와 타인에 대한 폭넓은 이해하는 변화가 시작 되었습니다. 저를 용서하고 사랑하게 되니 타인에게도 여유 있는 태도로 너그러워 졌습니다. 여유 있는 것은 쉽게 화내지 않는 사람으로, 너그러운 사람으로 성장시켜 주었습니다. 이런 배움과 깨우침은 공동체의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 졌습니다.

공동체의 프로그램 중에서 청태산 탐색 집단이 기억납니다. 좋은 공기를 마시며 아픈 기억을 치유하는 시간을 통해 안정감을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미술관 관람과 영화관람 등 문화 활동을 통해 중독시절의 폐쇄된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여름에 갔던 용추산 계곡의 물놀이와 동해겨울바다 놀이는 술 없이도 즐거움과 자유를 맘껏 누릴 수 있었던 소중한 추억으로 남습니다. 일 년간의 치료 과정은 삶을 다시 살아갈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프로그램 이었습니다. 공동체를 떠나면서 공동체에서 받은 사랑의 힘으로 회복해 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소중한 건강과 꿈을 심어 준  공동체에서 저에게 새 삶을 찾을 수 있게 이끌어준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분은 카프 병원장이신 이 준석 원장님입니다. 제가 세 번째 병원에 입원할 당시 이대로 보내면 의사로서의 양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죽어가는 하나님의 자녀를 보낼 수가 없다고 입원하길 간청하신 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그 때 원장님의 진심어린 간청이 아니었다면 저는 입원을 하지 않고 술을 마시다가 죽었을 것입니다. 양순승 본부장님 감사합니다. 중독치료에 대한 볼모지의 대한민국에서 치료공동체를 지켜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본부장님의 선구자적인 실천이 저의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공동체를 지켜 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다음은 공동체 생활에서 저를 끊임없이 지지해주신 이은숙원장님께 감사합니다.

깊은 통찰력이 있다고 격려해 주시고 깨달을 때까지 기다려 주신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다음은 김 정렬국장님 감사합니다. 저를 심도 깊게 직면해 주셨고 제가 흔들릴 때마다 끝까지 인내 하라고 다독여 주신 국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 강미선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의 사람에 대한 연민의 정이 깊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제가 인정 때문에 아파하면 제 치료에 집중 하라고 조언해 주셨던 강미선선생님 감사합니다. 다음은 제 사례담당이 아니셨을 때도 저를 눈여겨 봐주시고 저의 마음을 헤아려 주셨던 전혜경 선생님 감사합니다. 제가 전혜경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을 마지막 사례담당 선생님으로 인연을 맺고 졸업을 준비하면서 나눌 수 있는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졸업식을 스페셜하게 해주신 것을 너무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카프병원에서 만난 지홍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의 재발을 안타깝게 여겨 주시고 제가 공동체 생활을 이겨 나갈 것이라고 말씀 해주셨던 믿음이 제가 치료 공동체 생활을 잘할 수 있었던 지지의 힘이 되었습니다. 제 수료식까지 참석해 주셔서 축하해 주신 지홍 선생님 너무도 감사합니다. 다음은 제가 이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조OO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화통한 직설화법으로 저를 직면해 주셔서 제가 성장하고 변화하도록 이끌어 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조OO 선생님 저의 25년 단주 기념 파티에도 꼭 참석하실 만큼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저의 회복의 과정을 지켜 봐 주시면 행복하고 자랑스럽게 회복해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중독자인 나를 버리지 않고 치료 하도록 가정을 지켜준 내 사랑하는 남편 홍OO님 고맙습니다. 당신의 정성된 보살핌으로 돌아갈 가정을 지키고 행복한 단주생활을 유지하도록 기다려 준 내 남편 사랑합니다. 남편 옆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귀여운 내 딸 고은이 사랑해요. 엄마가 회복하고 돌아오길 눈물로 기다려준 내 딸들도 고맙습니다. 어렵게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친정아버지 감사합니다. 저를 낳아 주시고 40살이 넘도록 보살펴주신 아버지 윤OO님 사랑합니다. 염치없는 병에 걸린 저를 끝까지 믿어 주시고 치료하도록 응원해 주신 아버지 감사합니다.

저와 함께 생활하지 않으셨어도 공동체의 선배로써 졸업을 축하해 주려고 오신 권OO 선배님 감사합니다. 선배님의 안정적인 회복의 길을 본받아 튼튼한 회복자로 살아가겠습니다. 오늘 졸업식에는 참석하지 못하셨지만 제가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고통스러워할 때마다 도와주셨던 당직 선생님 김명진 선생님과 김정숙 선생님,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밤을 이겨내기 어려울 때 기꺼이 상담해주시고 힘내라고 응원해 주셨던 당직 선생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여기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제가 공동체의 치료과정을 통해 회복된 것은 여기에 계신 모든 선생님들의 덕분입니다

저의 공동체 생활을 통한 회복은 여기에 계신 선생님들의 사랑의 열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들의 사랑의 손길이 저를 변화시켜 주셨습니다.

제가 졸업하고 나가서도 단단한 단주를 유지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선생님들의 사랑에 보답 하겠습니다. 저는 이렇게 안전하고 좋은 환경에서 회복하는 기쁨을 맘껏 누리고 수료식까지 하는데 정부의 무책임하고 안일한 정책으로 카프재단의 위기가 찾아온 것이 너무 가슴 아픕니다. 저와 같은 알코올 중독자들에게 치료의 기회가 없어질 것이라는 불투명한 현실이 받아들이기 힘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서 좌절 하지 않고 더욱더 힘 있고 단단하게 회복 하겠습니다. 제가 힘 있게 회복하는 것이 카프 재단을 다시 일으키는 데 힘을 합하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참석하신 모든 선생님들의 중독자를 향한 사랑과 열정으로 제가 회복 되었듯이 저도 회복에 대한 희망과 열정으로 카프 재단을 살리기에 힘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평생 회복의 끈을 놓치지 않고 살기위해 카프 재단은 반드시 정상화를 시켜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이 자리를 빌려 다짐하면서 감사의 글을 마칩니다.

저를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합니다. 아울러 함께 생활하면서 저의 회복을 도운 동료 선생님 이OO, 전OO, 전OO, 강OO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졸업식 자리를 만들어 주신 모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