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감사의 글

수십번의 병원생활과 향집 입퇴소를 반복했습니다. 마지막 병원에서 6개월을 보내며 술이 무섭고 술을 외면할 수 없는 나의 진짜는 무엇인가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술보다도 성격이므로 술로 가는 나를 발견하려고 향나무집으로 왔습니다. 향집에 오기까지 술문제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는데 아주 추운 겨울날 마지막이라는 굳은 각오로 성산동 향집으로 첫발을 디뎠습니다.

향집 생활을 시작하면서 나의 귀며 눈이며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했습니다. 스탭선생님의 말씀 중에 긴터널을 들어섰는데 갈등이 되어 뒤로 가면 더 고통스러운 길이고 앞으로 가면 빛이 보인다는 얘기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저는 그날부터 이제는 어리석게 뒤로 가지 않고 앞으로만 가라던 그 말씀을 항상 머리에 생각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매번 연구대상이었던 제가, 향집을 이탈했던 제가 이번에는 꼭 해내야지 하며 힘들때는 큰아들이 카드에 적은 “엄마 향집 탈출하시면 아니되옵니다”라는 글귀를 보면서 힘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원장님이 “잘하고 있어”라는 말을 안하셔도 힘을 주셨고 항상 기다려 주었던 그 마음을 알아차렸기에 단주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선 국장님 예전에 저한테 실망을 하셨을 텐데 이번에는 제가 국장님을 기다리면서 나의 사례선생님으로 따라갔던 것이 여러 선생님들의 배움 아래에서 조금이나마 사람이 되어 가고 있음을 느꼈고 제 성격으로는 힘든 1년6개월 과정을 마치게 되어 너무 감사합니다. 그동안 여러 갈등과 이해관계도 많았던 동료들이 나의 거울이 되어 주었고 회복의 길을 함께 가면서 중독이라는 같은 병을 앓고 있는 공동체의 끈끈한 정이 힘이 되어주었으며 희망을 생기게 했고 나를 성숙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나의 동료들에게 감사드리며 본부장님, 여러 외부 선생님들, 12단계 선생님, 회복메시지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나의 술문제로 12년이란 긴 여정을 같이해온 우리 아들들, 나 같은 엄마를 둔 우리 두아들한테 무어라고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저 하나로 20대 나이에 엄마 병수발이며 중독이라는 병을 고치려고 무수히 노력해온 우리 아들들한테 앞으로 남은 인생은 추하지 않게 보람있게 여기서 배운것을 마음에 새기면서 이쁘게 살아갈 것을 약속합니다.

여러 선생님들, 김정숙 선생님 여기서 제가 많이 아플 때 항상 걱정과 배려로 저한테 하느님의 기도로 위로의 말씀 해주시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새로 오신 선생님들께도 고맙습니다.

졸업하고 향집 바깥으로 나가 생활하면서도 공동체를 잃어버리지 않고 여기서 실천하고 배운 것을 가슴으로 가지고 가서 사회생활이며 일상생활에서 되새기며 살겠습니다.

꼭 단주 하면서 열심히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