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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집의하루
 
작성일 : 19-01-24 18:03
남편의 생일.
 글쓴이 : 앙뚜아네뜨
조회 : 289  

크리스마스, 설날연휴, 추석연휴, 여름휴가 모두 나에게는 술파티의 날이었다.

전두엽의 손상이 올 때까지 자제라는 것을 모르고 20대를 감정이 시키는 대로 살았다.

그것이 예술가의 통과의례인 것 처럼 자유롭게 살았다. 술을 먹지 않는 맨 정신에는 어떤 영감도 받지 못했고

술취한 정신으로 그림을 그리며 살았었다.

얼마전 남편의 생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향집을 나와 집으로 갔다. 이유는 남편과 축하주를 하기 위해서였다.

좋아할 줄 알았다. 좋아해 주길 바랬다. 예상은 빗나갔고 이혼의 위기까지 찾아왔다.

그렇게 다정하던 남편이 이렇게 반응할 줄이야. 내가 많이 먹자 한것도 아닌데 말이다.

서로가 실망을 했고 다시 향집으로 귀가했다.

의문이 들었다. 생일에는 풍선을 달고 서프라이즈를 해야 하는 날 아닌가?

나는 기념일은 집에서 풍선을 달고 음식을 준비하고 비싸지 않은 와인 몇 병을 사다가 조명을 켜놓고

쨍그랑 한잔하며 기념일을 챙겨주는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날 하루쯤은 봐줘야 하는거 아닐까....

술이 빠진 기념일은 할 것을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만 같았다.

기념일엔 '술'이라는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날이었다.

아직도 변하지 않는 술마셨던 그 때의 성향대로 행동하면 안되는 것과

독특한 술버릇으로만 사는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날 이후 아직도 철들기는 싫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대신 맑은 정신과 독특한 생각을 하며 살고 싶다.

기념을 위해, 술을 위해 닦고 있던 수세미를 버리고 나갔지만

다시 수세미를 들고 술로 인해 까맣게 된 밥솥이 하얗게 변할 때까지

오늘도 닦고 또 닦는다.



향나무집 19-01-24 19:29
 
'닦고 또 닦는다'라는 네뜨님의 말에 네뜨님이 경험했을, 경험하고 있는 힘듦과 노력, 절실함이 느껴져 무조건적 응원을 하고 싶습니다. 세상에 없는 네트님만의 해맑은 미소가 우리 향집을 더욱 밝게  해 주는 거 알죠? 그 미소가 자신을 마주하고 있을 때도  발산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
들레 19-01-26 16:07
 
네뜨님의 엉뚱함, 솔직함, 독특함은 그 누구도 따라하지 못할 네뜨님만의 매력이라 생각해요. 술 마시던 때의 나쁜 습관은 과감히 고쳐나가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그 매력을 두배 세배로 만들어주는 것처럼 보여요.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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